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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전달자] 기억이 사라진 세상, 감정을 되찾는 여정

[기억 전달자] 기억이 사라진 세상, 감정을 되찾는 여정 - 기억과 감정이 통제된 세상, 진짜 삶의 의미를 찾아 나선 소년의 감동적인 성장 이야기
감정과 기억이 통제된 사회, 조너스는 처음으로 진짜 세상을 마주한다.
『기억 전달자』는 우리가 당연히 여겨온 자유와 감정의 의미를 되묻는다.

1. 통제된 완벽한 사회, 정말 행복할까?

처음 『기억 전달자』라는 제목을 봤을 땐 솔직히 어려운 철학책 같은 느낌이었다. 근데 막상 읽어보니 생각보다 흥미롭고 술술 읽혔다. 이야기의 배경은 감정, 색깔, 심지어 출산까지도 완전히 통제되는 미래 사회다. 사람들이 갈등 없이 평화롭게 살기 위해선 다 똑같아야 한다는 전제 아래, 모두가 정해진 삶을 산다. 처음엔 ‘이런 사회도 괜찮을 수도 있겠는데?’ 싶었지만, 읽다 보니 무서운 점이 하나둘 보였다. 조너스라는 주인공은 12살 생일에 ‘기억 보유자’라는 직위를 맡게 된다. 그리고 과거의 고통과 사랑, 전쟁 같은 기억들을 전달 받기 시작한다. 점점 진실을 알아가는 조너스를 보면서, ‘진짜 평화란 게 뭘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통이 없다는 건 좋은 일이지만, 동시에 감정이 없다는 건 살아 있다는 느낌조차 잃게 만든다. 현실에선 당연하게 여기는 자유, 선택, 감정 같은 것들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다시 느껴졌다.

2.선택이 없는 사회에서 ‘자유’를 느끼다

조너스가 살던 마을에선 아무도 스스로 선택하지 않는다. 직업, 가족, 결혼 상대까지도 모두 공동체가 정해준다. 사람들은 감정을 느끼지 못하게 약을 먹고, 하루 일과가 끝나면 그날의 감정을 정리하며 자신을 점검해야 한다. 이 모든 건 ‘늘 같음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처음엔 질서 있고 효율적이란 생각이 들지만, 점점 인간다움을 잃어가는 게 느껴졌다. 특히 ‘임무 해제’라는 말로 포장된 안락사 장면은 충격적이었다. 아이가 두 명 동시에 태어나면 체중이 적은 쪽을 없애버리는 설정은, 아무리 미래 사회라지만 너무 잔인했다. 조너스는 기억을 전달받으면서 점점 인간으로서의 감정을 되찾아간다. 사랑, 고통, 추억, 그리고 슬픔까지. 그중에서도 사과의 색을 처음 보는 장면은 되게 인상 깊었다. 무채색으로만 보이던 세상에 붉은 색이 들어오는 그 순간, 마치 조너스가 진짜로 눈을 뜬 것처럼 느껴졌다.

3.기억은 고통이 아니라 삶의 일부

작품 속에서 기억은 철저히 통제된다. 고통스러운 기억을 사람들에게서 없애버림으로써 모두가 평화롭게 살 수 있다는 논리다. 하지만 조너스는 기억 전달자에게서 옛날 기억을 전해 받으며 점점 달라진다. 그는 고통도 겪지만, 동시에 사랑과 희생, 공감도 배우게 된다. 작가는 조너스의 감정 변화와 내면 성장을 정말 섬세하게 그려냈다. 나도 읽으면서 ‘기억이란 게 단순히 아픈 과거를 떠올리는 게 아니라, 현재를 제대로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될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너스가 결국 공동체를 떠나기로 결심한 이유도, 그가 느낀 감정들과 진실이 너무나 소중했기 때문일 것이다. 책을 덮고 나서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과연 자유로운가?’, ‘나는 스스로 선택하며 살고 있나?’ 같은 질문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아마 그게 이 책이 고전으로 남는 이유가 아닐까. SF이지만, 현실과 맞닿아 있는 깊은 메시지를 던지는 책이었다.

4.인간다움이란 무엇일까?

인간다움은 단순히 사람이라는 생물학적 조건을 넘어서, 감정을 느끼고, 공감하고, 선택하는 존재로서자기 정체성, 결정권자라고 할 수 있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때론 아파하며, 옳고 그름 사이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는 능력, 바로 그것이 인간만이 지닌 고유한 가치라 할 수 있다. 기억 전달자 속 조너스는 처음에는 편안하고 안정된 삶을 누린다. 모두가 같은 교육을 받고, 똑같은 가족 구조 속에서 갈등 없이 살아간다. 하지만 그것이 진짜 '행복'인지 의문을 가진다. 지금 우리의 삶은 어떠한가?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색깔도 모르고, 사랑도 모르는 일상을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너무 바쁘게 사는 것에 익숙해서 입시라는 경쟁 속에서 보고, 듣고, 느끼고, 알아야 하는 것을 놓치고 살아 가는 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오늘은 조금 천천히 구름도 보고, 바람도 느끼고, 나뭇잎 소리를 들어야겠다.